한 주 사이에 161조 원이 움직였다. OpenAI가 Amazon, NVIDIA, SoftBank로부터 총 $110B(약 161조 원)를 끌어모았고, Perplexity는 19개 AI 모델을 동시에 돌리는 자율 에이전트 플랫폼을 내놨다. Anthropic은 컴퓨터 조작 전문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Claude의 에이전트 능력을 끌어올렸다. 2026년 2월 넷째 주, AI 업계에서는 “에이전트 플랫폼을 누가 쥐느냐”를 둘러싼 대규모 재편이 동시에 벌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AI가 “질문에 답하는 도구”에서 “스스로 일하는 디지털 직원”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지금 이 주에 찍혔다.
161조 원의 의미 – OpenAI에 올인한 빅테크
OpenAI가 2월 27일 발표한 $110B 투자 유치는 사모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 라운드 중 하나다. Amazon이 $50B, NVIDIA와 SoftBank가 각각 $30B을 넣었다. 기업 가치는 $730B(약 1,068조 원, 프리머니 기준)으로 책정되었고, 투자금 포함 포스트머니 기준으로는 $840B에 달한다.
숫자만 보면 단순 투자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구조가 꽤 복잡하다. Amazon의 $50B 중 $15B만 즉시 집행되고, 나머지 $35B은 OpenAI가 AGI를 달성하거나 IPO를 할 때 집행된다. 쉽게 말해 “진짜로 해내면 나머지도 줄게”라는 조건부 베팅이다.
투자 이면에는 더 큰 그림이 있다. Amazon은 OpenAI가 AWS Trainium 컴퓨팅 자원을 최소 2GW 소비하도록 약정을 받아냈고, 기존 $38B 규모의 AWS 파트너십에 $100B을 추가로 확장하는 멀티년 계약도 체결했다. NVIDIA 역시 투자자이면서 동시에 칩 공급자라는 이중 역할로 OpenAI 생태계에 더 깊이 묶인다. 결국 이번 투자는 클라우드 인프라(AWS), 칩 공급망(NVIDIA), 비전펀드 생태계(SoftBank) 전체가 Open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신호다.
한편 오랜 파트너인 Microsoft는 이번 라운드에 참여하지 않았다. 양사가 “기존 파트너십은 변화 없이 유지”라는 공동 성명을 냈지만, OpenAI의 클라우드 파트너가 사실상 AWS와 Azure 양대 축으로 확장된 셈이다.
19개 모델을 동시에 돌리는 Perplexity Computer
같은 주에 Perplexity가 내놓은 “Computer”는 AI 에이전트 시장의 판을 흔드는 발표였다. $200/월 구독으로 19개 AI 모델을 오케스트레이션하는 자율 실행 에이전트 플랫폼이다.
작동 방식이 흥미롭다. 중앙 추론 엔진에 Claude Opus 4.6, 딥 리서치에 Gemini, 이미지 생성에 Nano Banana, 비디오 제작에 Veo 3.1, 경량 작업에 Grok, 장문 컨텍스트에 ChatGPT 5.2를 배치한다. 사용자가 목표를 입력하면 시스템이 하위 작업으로 분해하고, 각 작업에 적합한 모델을 자동으로 배정하며, 필요하면 서브에이전트를 새로 만들기까지 한다.
검색 엔진으로 시작한 Perplexity가 자율 작업 실행 플랫폼으로 피벗한 것 자체가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더 이상 “어떤 모델이 좋은가”가 아니라 “어떤 모델을 언제 조합하느냐”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수시간에서 수개월에 걸친 자율 실행”이 프로덕션 환경에서 실제로 어느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는지는 아직 검증된 기업 사례가 부족하다. 이 부분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Anthropic의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행보
Anthropic은 이번 주에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했다. 하나는 Vercept 인수, 다른 하나는 Responsible Scaling Policy v3.0 발표다.
Vercept는 시애틀 기반의 AI 스타트업으로, 컴퓨터 비전 기반 에이전트 기술에 특화된 곳이다. $50M을 조달한 상태에서 조기 엑싯을 선택했고, 공동 창업자 3명(Kiana Ehsani, Luca Weihs, Ross Girshick)이 Anthropic에 합류한다. 인수 목적은 명확하다. Claude가 코드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컴퓨터 사용(computer use)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효과는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Claude Sonnet 4.6의 OSWorld 벤치마크 점수가 2024년 말 15% 미만에서 72.5%로 뛰었다. 사람이 노트북을 다루듯 실제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멀티스텝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이다.
동시에 발표한 RSP v3.0은 안전성 정책의 현실적 재편이다. Frontier Safety Roadmap 요건을 신설하고, 3~6개월 단위 위험 보고서를 의무화했다. 일부 언론은 “안전 서약 약화”로 해석했지만, Anthropic은 “현실적 접근으로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전트 능력 강화와 안전 리더십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다.
에이전트 확산 뒤에 숨은 보안 위기
이 모든 에이전트 확산의 이면에 심각한 보안 문제가 있다는 점도 이번 주에 확인됐다.
보안 연구자들이 인터넷에 노출된 MCP(Model Context Protocol) 서버 8,000개 이상을 발견했다. 상당수가 인증 없이 관리 패널, 디버그 엔드포인트, API 라우트를 그대로 열어두고 있었다. 기본 설정이 0.0.0.0:8080에 바인딩되어 배포 첫날부터 공개 접근이 가능한 구조가 원인이다.
Anthropic의 Git MCP 서버에서도 프롬프트 인젝션을 통한 원격 코드 실행(RCE) 취약점 3건이 확인됐다. 분석된 7,000개 이상의 MCP 서버 중 약 36.7%에서 유사한 SSRF 취약점이 잠재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Gartner에 따르면 2026년 말까지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40%에 AI 에이전트가 통합될 전망이지만, 현재 에이전트 AI 배포 보안에 준비되어 있다고 응답한 조직은 29%에 불과하다. 에이전트를 도입하면서 보안을 나중에 생각하겠다는 접근은 위험하다. 도입과 보안 정책 수립은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이번 주가 남긴 것
이번 주 동향을 종합하면, 세 가지 흐름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첫 번째는 에이전트 플랫폼 경쟁의 본격화다. OpenAI는 자본과 인프라로, Anthropic은 기술 인수로, Perplexity는 멀티모델 오케스트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접근으로 각자의 방식대로 에이전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오픈소스 진영(MiroFlow 등)도 상용 API에 의존하지 않는 고성능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내놓으며 경쟁에 합류했다.
두 번째는 에이전트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인프라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Figma가 Codex와 Claude Code 양쪽 모두와 통합을 발표한 것, ServiceNow가 IT 요청의 90%를 에이전트로 자율 처리하며 인간 대비 99% 빠른 속도를 달성한 것, AT&T가 멀티에이전트 스택으로 토큰 처리 비용을 90% 절감한 것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세 번째는 보안 리스크가 동반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8,000개 이상의 MCP 서버 노출, 36.7%의 잠재적 SSRF 취약점, 29%에 불과한 기업의 보안 준비율. 이 숫자들은 에이전트 도입 속도만큼 보안 대비 속도도 빨라야 한다는 경고다.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고르는 일이 점점 “어떤 챗봇을 쓸까” 수준을 넘어 “우리 회사의 디지털 인프라를 누구에게 맡길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지금 당장 정답을 고를 필요는 없지만, 선택지를 파악하고 보안 기준을 먼저 세워두는 것은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 자료
- OpenAI Blog – Scaling AI for everyone
- TechCrunch – OpenAI raises $110B
- CNBC – OpenAI $110B funding round
- VentureBeat – Perplexity Computer
- TechCrunch – Perplexity Computer
- Anthropic – Acquires Vercept
- TechCrunch – Anthropic acquires Vercept
- Anthropic – RSP v3.0
- Medium – 8,000+ MCP Servers Exposed
- Gartner – 40% of Enterprise Apps Will Feature AI Agents by 2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