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AI 에이전트의 미래: Anthropic이 공개한 자율형 에이전트 구축 전략

요즘 AI 에이전트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습니까?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말입니다. 처음에는 신기하지만, 곧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정말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어디까지 자율성을 줘야 할까?”

저도 최근 Anthropic의 “클로드와 함께 에이전트의 미래를 구축하다 라는 발표를 보면서 비슷한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흥미로운 점은, Anthropic이 이 문제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모델의 족쇄를 풀자(Unhobbling the Model)”는 철학으로 말이죠.

이 글에서는 Anthropic의 Alex Albert(Claude Relations), Brad Abrams(제품), Katelyn Lesse(엔지니어링)가 공유한 Claude 에이전트 구축 전략과 미래 비전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Tool 활용하는 Agent 일러스트레이션 (이미지 출처: ChatGPT로 생성)

Claude Developer Platform, 단순한 API가 아닙니다

먼저 Claude Developer Platform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API”라고 하면 단순히 개발자들이 AI 기능을 호출하는 통로 정도로 생각하실 겁니다. 맞습니다,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Anthropic은 이제 ‘Anthropic API’라는 명칭을 ‘Claude Developer Platform(Claude 개발자 플랫폼)’으로 공식 변경했습니다. 단순한 이름 바꾸기가 아닙니다. 이는 서비스의 범위가 크게 확장되었음을 의미하죠.

내부 제품이 곧 외부 플랫폼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엔지니어 Katelyn Lesse의 이야기였습니다. Anthropic은 단순히 개발자를 위한 API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Claude의 내부 프로덕트 자체를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claude.ai라는 서비스, 여러분이 실제로 사용하시는 그 웹사이트가 바로 이 공개 플랫폼 위에서 구축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Anthropic 내부 팀이 자체 제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도구와 외부 개발자들에게 제공하는 도구가 동일하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내부에서 직접 사용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안정성과 성능이 검증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저 판매용으로 만든 제품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들이 매일 사용하는 도구를 공유하는 것이죠.

지난 1년간의 진화

플랫폼은 지난 1년간 다음과 같은 핵심 기능들을 추가하며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 프롬프트 캐싱: 같은 질문을 반복할 때 처리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합니다
  • 배치(Batch) API: 대규모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 웹 검색 및 패치: 모델이 스스로 웹에서 정보를 찾아올 수 있습니다
  • 컨텍스트 관리: 대량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습니다
  • 코드 실행: 모델이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실행해서 결과를 확인합니다

이 모든 기능들이 결국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AI 에이전트가 더 자율적으로, 더 똑똑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입니다.

족쇄를 풀다: Anthropic의 핵심 전략

Anthropic의 에이전트 전략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Unhobbling the Model”, 즉 모델의 족쇄를 풀기입니다.

에이전트란 무엇인가요?

먼저 Anthropic이 정의하는 에이전트가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핵심은 바로 자율성입니다. 에이전트는:

  •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스스로 선택
  • 그 도구를 직접 호출
  • 결과를 분석
  • 다음에 무엇을 할지 스스로 결정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것과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A를 하고, 그 다음 B를 하고, 만약 C가 나오면 D를 해”라고 모든 단계를 세세하게 지시하는 것과, “이 문제를 해결해줘”라고만 말하고 방법은 맡기는 것.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일까요? Anthropic은 후자를 택했습니다.

무거운 프레임워크의 함정

업계에서는 AI 모델을 제어하기 위한 수많은 프레임워크들이 등장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프레임워크들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독단적이 되어, 오히려 모델의 능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어를 배울 때를 생각해보십시오. 문법책에 있는 규칙을 하나하나 외우며 말하는 것과, 실제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유창한 화자를 만들까요?

Anthropic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무거운 프레임워크 대신,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고 모델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개발자의 창의력에는 한계가 있지만, 모델은 어떤 문제든 해결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는 믿음이 그 바탕에 있습니다.

사전 정의 vs. 자율성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해볼까요?

전통적인 방식 (사전 정의된 워크플로우)

  • 개발자가 Claude가 따라야 할 경로를 미리 상세하게 정의합니다
  • 장점: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입니다
  • 단점: 모델의 지능을 제한하는 ‘틀’이 됩니다

Anthropic의 방식 (에이전트 패턴)

  • 모델에게 자율성을 부여하여 스스로 경로를 탐색하게 합니다
  • 장점: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성능이 자동으로 개선됩니다
  • 단점: 결과의 변동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Brad Abrams의 조언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그 모델을 가지고 놀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는 것입니다. AI Product Manager로서 저도 정말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모델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어떤 새로운 일들을 할 수 있는지 발견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작업이죠.

핵심 도구들: 모델에게 힘을 실어주기

그렇다면 Anthropic은 구체적으로 어떤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을까요? 세 가지 핵심 기능을 살펴보겠습니다.

1. Claude Code SDK: 범용 에이전트의 시작점

이름 때문에 오해하기 쉽습니다. “Code”라고 하면 코딩 전용인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매우 뛰어난 범용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입니다.

개발자들이 에이전트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 가장 먼저 권장되는 도구입니다. 이것은 ‘에이전트 하네스(agentic harness)’라고 불리는데, 쉽게 말해 도구 호출의 반복 과정을 자동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코딩 관련 부분을 제거하고 나면 파일 시스템 접근, 리눅스 명령어 사용, 코드 실행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반적인 기능만 남습니다. 어디에든 배포 가능하여 기업의 확장된 사용에도 적합하죠.

2. 자율적 컨텍스트 관리: 정리정돈의 기술

Claude는 기본 20만 토큰, 베타 버전에서는 최대 100만 토큰의 컨텍스트 윈도우를 제공합니다. 엄청난 양이죠.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컨텍스트가 너무 길면 오히려 모델의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상을 생각해보십시오. 필요한 자료들이 가득 쌓여 있으면 어떤가요? 정작 지금 필요한 문서를 찾기 어려워집니다. 마찬가지로 AI도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는 오히려 헤매게 됩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모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오래된 정보를 스스로 제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안전장치도 있습니다:

  • 최신 정보 보호: 방금 호출한 도구의 결과는 절대 제거되지 않습니다
  • 툼스톤(Tombstone): 정보를 제거할 때, “여기에 검색 결과가 있었으나 제거됨”과 같은 메모를 남깁니다. 완전히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죠.
정리정돈하는 Agent (이미지 출처: ChatGPT에서 생성)

3. 에이전트 메모리: 경험을 통한 학습

저는 이 기능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Claude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반복적인 작업을 할수록 더 효율적으로 일하게 됩니다. 5일 동안 같은 작업을 하면, 첫날보다 마지막 날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죠. 왜 그럴까요? 경험을 통해 더 나은 방법을 발견하고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Brad Abrams는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똑같은 작업을 사람과 모델에게 시켰을 때, 5일 후에는 사람이 더 좋은 효율성을 보입니다. 그것은 방식, 노하우, 효율적인 측면을 사람은 학습하고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Anthropic의 에이전트 메모리는 바로 이 경험을 모델에 반영합니다:

  • 모델은 작업 수행 중 “이 웹사이트가 검색에 더 유용하다” 같은 노트를 작성
  • 막히거나 유사한 작업을 시작할 때 이 노트를 검토
  •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점점 더 효율적으로 작업

정말 흥미로운 점은, Anthropic이 메모리 저장 위치에 대한 통제권을 개발자에게 준다는 것입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든, 자체 서버든, 개발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주권을 존중하는 접근이죠.

4. 웹 검색 및 패치: 자율적인 리서치

이 도구들을 통해 모델은 최소한의 지시만으로 심층 리서치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검색어를 생성하여 검색하고, 결과 링크를 분석한 뒤, 가장 유용한 링크의 전체 내용을 가져옵니다.

마치 유능한 리서처가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듯이, AI도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도서관을 자유롭게 탐색하는 것이죠.

미래 비전: AI에게 컴퓨터를 준다면?

이제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Anthropic이 그리는 미래는 무엇일까요?

막 입사한 신입사원을 생각해보십시오

지금의 Claude를 막 입사한 신입사원이라고 가정해봅시다.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지만, 컴퓨터가 없습니다. 매번 필요할 때마다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빌려 써야 하고, 작업한 내용을 저장할 공간도 없습니다. 비효율적이죠?

Anthropic의 핵심 비전은 바로 Claude에게 영구적인 컴퓨팅 환경, 즉 ‘컴퓨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코드 실행 기능은 이 비전의 초기 단계에 불과합니다. 궁극적으로는:

  • Claude가 자신만의 영구적인 컴퓨터 환경을 갖고
  • 파일을 정리하고
  • 필요한 도구를 스스로 설치하며
  • 원하는 방식으로 작업 환경을 구성하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모델의 족쇄 풀기’ 전략의 최종 단계입니다.

고차원 추상화와 관찰 가능성

향후 6~12개월 동안 Anthropic은 두 가지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고차원 추상화 개발자가 복잡한 코드를 작성하지 않고도 Claude의 최고 성능을 쉽게 끌어낼 수 있도록 더 높은 수준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관찰 가능성(Observability) 에이전트가 장시간 자율적으로 작업할 때, 그 과정을 감사하고 필요시 개입하며 성능을 튜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자율적이라고 해도 투명성은 필수적이니까요.

자기 개선 시스템: 플라이휠 효과

고차원 추상화, 메모리 기능, 관찰 가능성을 결합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사용자가 Claude를 사용할수록 작업 결과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플라이휠(flywheel)’ 효과가 만들어집니다.

처음에는 조금 서툴렀던 작업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됩니다. 마치 숙련된 동료가 되어가는 것처럼 말이죠. 이것이 Anthropic이 말하는 “아하!”의 순간입니다.

어바웃코어랩 인사이트

클로드에서 제공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제어보다 신뢰가 더 강력하다

많은 기업들이 AI를 ‘통제’하려고 합니다. 세세한 규칙과 제약을 걸어놓죠. 하지만 Anthropic은 정반대 접근을 합니다. 모델을 신뢰하고, 자율성을 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조직 관리에도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마이크로 매니징보다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자율성을 주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죠. AI 에이전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보안적인 측면과 Claude 가 지향하는 AI 시큐리티 등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내부 제품으로 시작하라

Claude.ai가 Claude Developer Platform 위에 구축되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자신들이 직접 사용하는 도구를 만들고, 그것을 플랫폼으로 공유하는 것. 이보다 더 강력한 검증이 있을까요?

제품을 만들 때 “우리가 이것을 매일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그 답이 “예”라면, 당신은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세 번째: 경험은 가장 강력한 학습 도구다

에이전트 메모리 기능이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개선하는 메커니즘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AI뿐만 아니라 개인의 성장, 조직의 발전에도 적용됩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성공한 방법을 체계화하며,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성장입니다.

네 번째: 환경이 잠재력을 결정한다

“AI에게 컴퓨터를 준다”는 비전은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져도, 그것을 발휘할 환경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직원에게 컴퓨터를 주듯이, 에이전트에게도 필요한 도구와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들의 진정한 잠재력이 발휘되죠. 이것은 기술을 넘어서는, 조직과 사회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마무리

Claude Developer Platform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에이전트의 미래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Anthropic의 접근 방식은 단순히 기술적인 혁신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AI와 인간이 어떻게 협업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기도 합니다. 통제가 아닌 신뢰, 제한이 아닌 자율성, 명령이 아닌 협력.

막 입사한 직원에게 컴퓨터를 제공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듯이, 우리는 AI 에이전트에게도 필요한 도구들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죠.

앞으로 6~12개월 후, 에이전트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율적이고 똑똑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을 얼마나 신뢰하고 자유를 주느냐에 따라, 그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도 달라질 것입니다.

여러분은 준비되셨습니까? 이제 우리는 AI에게 단순히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그들을 대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 미래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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