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idian에 노트가 수백 개 쌓이면 묘한 감정이 든다. 분명 열심히 메모했는데, 정작 필요할 때 찾지 못한다. 폴더 구조를 바꿔보고, 태그 체계를 잡아보고, MOC(Map of Content)도 만들어봤지만 결국 “정리를 위한 정리”에 시간을 쓰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온다.
Claudian은 이 문제에 대한 꽤 급진적인 답이다. Obsidian 사이드바에 Claude Code를 통째로 집어넣는 오픈소스 플러그인인데, 단순한 AI 채팅이 아니라 파일을 읽고, 쓰고, 폴더를 만들고, bash 명령까지 실행하는 에이전틱(Agentic) AI를 노트 앱 안에서 돌릴 수 있게 해준다.

기존 Obsidian AI 플러그인과 뭐가 다른가
Obsidian의 AI 플러그인은 이미 100개가 넘는다. Copilot은 채팅 사이드바를, Smart Connections는 시맨틱(Semantic) 검색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들은 “대화”와 “검색” 수준에 머문다. 노트를 분석해서 알려주는 건 잘하지만, 직접 노트를 고치거나 폴더를 재배치하는 건 못한다.
Claudian의 차이점은 여기서 갈린다. Claude Code가 가진 파일 시스템 접근, bash 실행, MCP(Model Context Protocol) 연동 같은 에이전틱 기능을 GUI 사이드바에 그대로 노출한다. “이 폴더에 있는 노트를 주제별로 분류해줘”라고 말하면 실제로 파일을 옮긴다. 터미널을 열 필요가 없다.
XDA Developers의 Joe Rice-Jones는 이걸 “내가 찾던 로컬 NotebookLM”이라고 표현했다. 구글의 NotebookLM이 클라우드에서 문서를 분석해주는 도구라면, Claudian은 내 컴퓨터의 마크다운 파일을 직접 건드리는 도구다. 방향이 다르다.
실제로 어떤 일을 시킬 수 있나
Claudian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은 생각보다 폭이 넓다.
볼트 구조 자동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위한 Obsidian 폴더 구조를 만들어줘”라는 한 줄로 프로젝트별, 기술별, 학습별 폴더가 몇 초 만에 생성된다. Rice-Jones는 이 작업이 수동으로 하면 수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대규모 노트 정리
Eleanor Konik이라는 Obsidian 커뮤니티의 저명한 사용자는 1,500만 단어 규모의 볼트를 Claude Code에 맡겨 하룻밤 사이에 처리했다. 인덱스 파일 생성, 오래된 노트 정리, 인코딩 오류 수정까지. Konik은 이걸 “속도가 아닌 주의력 중심의 자동화”라고 정의했는데, 내가 더 빨리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 귀찮아서 절대 안 했을 작업을 대신 해주는 거라는 의미다.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슬래시 커맨드와 커스텀 에이전트
/command 형식으로 재사용 가능한 프롬프트 템플릿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summarize를 만들어두면 아무 노트에서나 호출해서 요약본을 자동 생성할 수 있다. 커스텀 에이전트를 정의해서 특정 용도에 맞는 AI 워크플로우를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
Claudian 플러그인 자체는 무료 오픈소스(MIT 라이선스)다. 비용은 Claude Code 사용에서 발생한다.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는 Claude Pro 구독이다. 월 20달러(연간 결제 시 약 17달러)로 Claude Code를 포함한 전체 기능을 쓸 수 있다. API를 직접 쓸 수도 있는데, Haiku 4.5 모델 기준 백만 토큰당 입력 1달러, 출력 5달러로 가벼운 작업에는 상당히 경제적이다. Sonnet 4.5는 입력 3달러, 출력 15달러 수준.
비용이 부담된다면 Openrouter나 DeepSeek 같은 대안 제공자를 환경 변수로 연결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 경우 Claude의 에이전틱 기능 품질이 달라질 수 있으니 직접 테스트해보는 게 좋다.
보안은 괜찮을까
AI에 파일 시스템 접근 권한을 주는 거라 당연히 보안이 신경 쓰인다. Claudian은 이 부분을 세 단계로 나눠 설계했다.
첫 번째는 YOLO 모드로, 모든 도구 호출을 승인 없이 실행한다. 빠르지만 위험하다. 두 번째는 Safe 모드로, 파일 수정이나 명령 실행 전에 사용자 승인을 요청한다. 세 번째는 Plan 모드로, 실행 전에 계획을 먼저 보여주고 승인을 받는다. 개인 볼트에서는 YOLO가 편하지만, 중요한 데이터를 다룬다면 Safe 모드를 쓰는 게 맞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AI 기능을 사용하면 메시지와 첨부 파일이 Anthropic 서버로 전송된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경우 어떤 노트가 AI에 전달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Git 버전 관리를 병행해서 실수로 파일이 변경되더라도 롤백할 수 있게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한계도 분명하다
Claudian의 가장 큰 제약은 데스크톱 전용이라는 점이다. macOS, Windows, Linux에서만 작동하고, 모바일 Obsidian에서는 CLI 실행이 불가능해서 쓸 수 없다. 모바일에서 메모하고 데스크톱에서 정리하는 워크플로우를 감안해야 한다.
Windows 환경에서는 간헐적으로 명령줄이 멈추는 버그가 보고된 바 있고, 수만 개 파일 규모의 대형 볼트에서는 성능 이슈도 있을 수 있다. 노트 정리 작업의 정확도도 약 85~90% 수준이라 최종 검증은 사람이 해야 한다.
그리고 Claudian은 Claude Code CLI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Anthropic이 가격 정책을 바꾸거나 API를 변경하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오픈소스라는 점이 일정 부분 리스크를 줄여주지만, 플랫폼 의존성 자체는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노트 관리에서 노트 활용으로
Claudian이 보여주는 방향성은 “정리”에서 “활용”으로의 전환이다. 기존 PKM(개인 지식 관리)은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류하고 태그를 달 것인가에 집중했다. AI 에이전트가 볼트 안에 들어오면서 질문이 바뀐다. 어떻게 이 지식을 써먹을 것인가.
2026년 2월 기준 Obsidian 사용자는 150만 명을 돌파했고, AI 관련 플러그인만 100개가 넘는다. Claudian의 GitHub 저장소는 2,900개 이상의 스타를 받았고, Obsidian 커뮤니티 플러그인 스토어 정식 등록을 위한 PR도 제출된 상태다. 승인되면 설치 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CLAUDE.md 파일 하나 제대로 써두는 게 프롬프트 열 개 짜는 것보다 낫다는 거다. 이 파일에 볼트 구조, 작성 규칙, 선호하는 문체를 적어두면 Claude가 매 세션마다 이걸 읽고 맥락을 유지한다. 아직 Obsidian에서 AI를 제대로 써본 적 없다면, Claudian을 설치하고 CLAUDE.md부터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 자료
- Claudian GitHub 저장소 – 공식 소스코드 및 문서
- I put Claude Code inside Obsidian, and it was awesome – XDA Developers – Joe Rice-Jones의 체험기
- Claude + Obsidian Got a Level Up – Eleanor Konik – 대규모 볼트 처리 경험
- Obsidian AI Second Brain: Complete Guide 2026 – NxCode – AI Second Brain 트렌드
- Plans & Pricing – Anthropic – Claude Code 가격 정보

